꽉찬 B컵가슴 호프집 모녀덮밥 썰 -15-

딴돈으로 비아그라 사먹고 떡치러 가즈아~~~

꽉찬 B컵가슴 호프집 모녀덮밥 썰 -15-

링크맵 0 659 2020.03.18 05:52
출처http://gall.dcinside.com/stock_new/7039379

 

난 하루 종일 울었다. 점심도... 저녁도 굶었다. 당연히 입맛도 없었다.
기도해주신다는 어머니는 별 말씀이 없었다. 그냥 바라만 보고  슬퍼하셨다.
난 불효자인 것 같다.  내가 어머니에게 그렇게 낙담하는 모습을 보여드린 적 없다.


새벽에 다시 일어나 동네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소주 2병을 사왔다. 라면 끓일 힘도 없었다.
밤새 울면서 그냥 컵라면 국물에 소주까다가 그냥 잠들었다.

담날도 난 그냥 방에서 시체처럼 하루종일 처잤다. 하스스톤 모바일하다가... 자다가.... 울다가를 반복했다. 
차라리 그냥 중국에 남아 있을 걸...하는 생각도 들었다.

 

그래, 또 외국으로 나가자.. 나 정말..이 땅에서 못살겠다...시발..
나한테 뭔가 안맞는거다. 내 팔자가 그런가 보다.

나 또 중국 지원해서 갈거야...어디 처박혀 하스스톤 모바일이나 하면서.. 그냥 그렇게 살거야. 시발...엉엉..설움이 북받쳤다. 
 

종일 핸드폰을 꺼놨다가 저녁 6시나 되서 혹시나 해서  켜봤다. 응? 부재중 전화 수십통과 문자가 와 있었다.

<오빠, 나 은실이야. 핸드폰 꺼져있네. 왜 전화를 안받아. 나 빨간당나귀에서 기다릴테니 메시지 보면 그리로 와요.
늦게라도요..기다릴게요.>

 

이제와서 은실이가..날  왜?

아, 그치.... 너도 나한테 못다한 말이 있을 수 있지. 담담히 들어주자. 그리고 좀 더 대범하게 축복해주자.

난 급히 샤워을 마치고...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었다.  <빨간당나귀>는 우리 동네라 당연히 가까웠다

 

은실이가 혼자 BAR 구석에서 창밖을 보며 차분하게 앉아 있었다. 어제보다 눈화장을 더 진하게 한 것 같았다.
멀리서도 꽉찬 B컵 가슴은... 어디에서나 존재감을 발하듯 돋보였다.

 

얘가...오후 1시부터 왔으면... 거진 5시간 넘게 기다린건데...

나한테 무슨 말을 할 지 모르겠지만.. 그래도 오늘 하루라도 은실 얼굴 더 보니... 다행이라는 생각부터 들었다.

이제 못 볼텐데 은실이 얼굴 실컷 눈으로 캡쳐라도 해두자...그리운 얼굴로 남겨두자..


-오빠 하루만에 대체 얼굴이 왜 그래?

 

아팠어...아주 많이...너 지금 나한테 정말..몰라서 묻는거니..

 

-응. 그냥 잠을 많이 못자서..
-오빠 또 밤새 하스스톤 모바일 게임했구나.

잠시 말이 끊기고 침묵이 흘렀다.

 

-오빠야...나 좀 봐요.
은실이 표정도 목소리도 어제보다 한결 따뜻하고 부드러워졌다.

 

-내 어제 밤새도록 오빠가 쓴 편지 다 읽었어. 오빠도 내 생각 참 많이 했구나?
- ......

 

-오빠가 나한테 모질게 대했지만 ...오빤... 그걸로...다 갚은 거야. 나 오빠 다 용서했어.
- ........

 

가만히 살펴보니 은실이도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. 그래서 눈화장을 진하게 하고 온 것 같았다.

 

- 재형이오빠한테 오빠 귀국했다는 얘기 전에 들었어. 그래서 오빠 오기만을 까마득히 기다리고 있었어.
빨리 올 줄 알았는데...얼마나 기다렸는데...왜 그리 늦었어...?
- 응, 미안해..정리할게 좀 있어서..

 

-오빠는 그래, 중국까지 가서 뭐했어? 이쁜 중국 여자들 놔두고... 여자도 못사귀고... 돈도 못벌고...
은실이가 약간 장난끼 있는 표정으로 말했다.

 

-응. 조금 힘들게 살았어. 일이 잘 안풀려서...
내가 풀이 죽어 대답했다. 얘는 지금 나 약올리려고 불렀나...정떼려나 보다.

하긴..가끔 분위기 파악 못하고 엉뚱한 얘기 하는게 은실이 버릇이기도 했다.
 

-거봐. 오빠 나랑 떨어지고 잘 되는  일이 있는 줄 알았어?
- ......

난 대답할 말도 없고 해서 그냥 유리컵의 물을 한모금 천천히 마셨다.

 

-오빠야, 손 이리 내봐.
-응?

 

은실이가 품안에서 반지를 하나 꺼냈다. 그리고 내 손을 잡더니 약지에 반지를 끼워주었다.
어제 본 그 황금커플링이었다. 

 

어어엇..!!! 이거 뭐하는 시츄에이션이지....

 

- 은실아...너...이거..지금.. 뭐..뭐하는 거야? 
- 뭐하긴..내가 오빠한테 커플링 끼워주는 게 오빤 이상해?

 

- 너 남자친구 있는거 아니었어?
- 남자친구는 무슨... 내가 언제 남친 있다고 했어?

 

-응?
-나 오빠 기다리면서... 예전 백금 커플링 끼고 다녔는데...그 백금 커플링은 볼 때마다 내가 너무 슬펐어. 
그렇다고 안낄 수도 없고...그래서 작년에 황금커플링으로 미리 맞춘 놓은거야. 
오빠 오면 끼워줄려고...그래도 오빤 살 안쪄서 손가락에 잘 맞아서 다행이네.


은실이가 황금커플링 낀 내 손과 ...자기 손을  나란히 탁자 위에 올려 놓았다.

-와,  이제 참 보기 좋다. 진작 이랬어야지..

 

뭐...뭐..뭐라고?  

갑자기 내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.

 

-오빠야, 내한테 들이대는 남자애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... 그래서 내가 밖에 나가면 이 커플링 꼭 낀다.
내 모르는 애들은... 다 내가 애인 있는 줄 안다. 
나도 여잔데...잘생긴 남자애들이 들이대면  내가 안 흔들리는 줄 알아?...그래서 모르는 사람 만날 때 미리 끼고 나간다.
내 친구들은 내 애인 외국에 돈 벌러간줄 알아....

 

은실이가 경상도 억양이 나오기 시작했다.   
급하거나 흥분하면 꼭 경상도 억양이 나온다.

 

-오빠가... 재형이 오빠랑도 연락 끊기고...오빠 보고 싶은 것은 둘째 치고... 이건 살았는지 죽었는지 
도무지 알 수가 있어야지. 중국가서 술먹다가 아무데나 쓰러져 자면 내장도 꺼내 판다고 하더라.

오빠, 술 좋아하잖아.. 내가 오빠 걱정되서 이건 살 수가 있어야지. 
그래서 편지 그만 쓰고 내가 기도라도 할라고.... 몇년 전 부터 교회 다닌거야.  그런데 내가 편지 멈춘 때 부터.... 
오빠가 나한테 편지 쓴 걸 보면... 우린 텔레파시가 통했나 보다 했어..

 

은실이 목소리에 조금씩..조금씩 울음이 섞이기 시작했다. 
나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.

 

-오빠는 맨날 나 알바에 쫓기고 힘들게 사는거 안쓰러워했지만... 
내 그동안 방통대도 졸업하고.... 엄마 덕이지만... 이렇게 번듯한 가게 사장도 됐다....
내 이만하면 오빠 볼 면목도 있는 것 같아서... 내 오빠 오기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..

 

아..시발....난 왜 이렇게 눈물이 나오냐...눈물  나오면 안되는데...
어제도 그렇게 밤새워 울고.....왜 눈물은  마르지 않는거냐...

 

-오빠야. 내 오빠엄마가 예전에 나 별로 안좋아 하셨잖아. 오빠는 서울에서 대학 나오고 
내 시골에서 고등학교 밖에 졸업 못했잖아. 내 고졸며느리라고 구박 안당하고... 오빠 체면도 살려주고 .... 
이를 악물고 방통대 졸업했다. 오빠야, 방통대 졸업하는 거 얼마나 힘든 줄 알지?

 

흑흑흑.... 
너 나 진짜  오늘 날 제대로 울리려고 아예 작정했냐...
순간 나도  참았던 눈물이 퀄퀄 쏟아졌다.

 

- 오빠야, 내 어릴 때 부터.. 내 아빠도 없고...형제도 없이 자라서... 남들보다 외로움 많이 타잖아.
내가 얼마나 힘들었는 줄 알아. 오빠야...다른 건 내 바라지도 않아.
돈 없어도 된다. 내가 그런거 따지는 사람이야?   그냥....이제....이제...옛날처럼 나 다시 예뻐해줬으면 좋겠어. 

나 혼자 남겨두지 말라고.. 나 이제 엄마도 없단 말이야.. 흑흑흑......


은실이도 감정이 북받치는지 손수건을 꺼내서 눈물을 흘린다.


-내 어제 오빠 보려고 했는데...토요일 저녁이 교회 청년부 모임이라서 빠질 수 없었어. 
사실 마음도 좀 추스리고 싶었고...어제 전화 온 것은... 재형이 오빠한테 전화온거야. 요즘 매일 전화해 오빠 왔냐고 물어보더라...
오빠... 힘들어한다고.. 오빠가 나 사랑한다고....너희 둘 이젠 진짜 잘되야 한다고....흑흑흑...

 

재형이..이 새끼.....은근히 멋있는 척 하는 개새끼...흑흑흑...

 

-이제 오빠야.. 진짜..한번만...한...한번만 더 그렇게 말없이 떠나서 연락 끊으면...
내 진짜 오빠 용서안해...내 오빠 다시는 안볼거야...오빠 이젠 제발 그러지 않는거다.  
으아아앙.....

 

은실이 설움이 북받치는 듯  엎드려서 운다. 아예 통곡을 한다.....

 

우리 착한 은실아...
나같은 벌레같은 새끼가.... 어떻게 네  사랑에..발끝에도 미칠 수 있겠니..
은실아..나 평생 갚으면 살거야. 너한테 속죄하면서 살거야.
내가 진짜 너 다시는 외롭지 않게 하고..끝까지 행복하게 해줄거야..

나도 눈물이 펑펑 났다. 콧물도 났다.  으헝헝헝....

 

둘이서 하도 울으니... 종업원이 옆에서 와서 묻는다. 
'저..죄송한데...물 한잔 드릴까요.'.
'네..'

 

-오빠야, 내 어제 오빠가 백금 커플링 끼고 온 거 봤어.. 일부러 모른척 했어. 

내 오빠가고....내 너무  고마워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..... 오빠 고마워....정말 고마워..

- 흑흑흑.....뭐가 고마워...그게...흑


-오빠야.. 내한테 다시 돌아워줘서 고마워..참말로 고마워...
오빠야..내 말이 맞지?  내 그랬지...오빠가...나 안잊으면... 반드시 돌아올거라고...나한테 올거라고..

우리 교회 목사님도 그랬어. 나 잘 될거라고....오빠..오빠 진짜 고마워....나도 인제 오빠한테 더 잘할게..

 

흑흑흑....

내가 지금 너한테 무슨 말을 하겠니...

내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치며....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.

 

그걸 본 은실이가 잽싸게 내 팔을 꼬집었다.

"아야!"

"또! 담배.. 오빠야. 아직도 담배 못 끊었어?"  [끝]


---------------------------- 에필로그 ------------------------

"곱게 물든 나뭇잎이 떨어지는 건... 귀여운 새잎 돋게 할 준비라지요
아름답던 꽃들이 쉬이 지는건.. 맺은 열매 영글게 할 준비라지요..."
 

20명정도 되는 초등학생 합창단이 동요를 부르고 있다.
2015년 5월 어느 날..난 연차를 내고 아내와 함께 귀여운 딸램이 참가한 초등학생  동요대회를 보러갔다

 

"우리들도 만났다 헤어지는건... 다시 만날 꿈 때문이죠
떠난다는 건 슬픈 일만은 아니랍니다.  더 큰 희망을 갖게 해주기 때문이죠..."

 

- 오빠,  저 노래 알아? 제목이 <떠난다는 건>이라는 노래야.
- 글쎄...

 

- 저 노래가 원래 시야..내가 전에 오빠한테 쓴 편지에도 있어... 떠난다는 건 슬픈 일만은 아니라고..

또 다른 희망이라고.. 그런데..이제는 우리 딸이 다 커서... 저 노래를 부르네.

 

아내가 감회에 젖는지 살짝 눈에 눈물이 글썽인다. 난 슬며시 아내 손을 꼬옥 잡았다.

 

<떠난다는 건 슬픈 일만은 아니랍니다. 더 큰 희망을 갖게 해주기 때문이죠...>.

 

그러고보니 은실이가 보낸 편지에 저런 가사가  언뜻 기억에 나는 것도 같다.

어쩌면  은실이는 가끔씩 저 노래를 부르며... 그 힘든 세월을 견뎌냈을지 모른다.

 

난 은실이와 재회한 그 이듬해 바로 은실이랑 결혼했다.
그렇게 오랜 세월을 기다린 은실이를 ...잠시라도 혼자 두기 싫었다.
결혼장소는 교회를 택했다. 우리 어머니도, 은실이도 크리스찬 이었기 때문이다.

 

"은실이, 너 저런 멋진 사람있으니 너 그동안 남자친구 안사귀었구나.."
은실이 교회 청년부 친구들이 결혼식에서 축가를 불러줬다. 참 다들 고마웠다.
사회는 재형이가 봐줬고... 축의금도 아주 입이 떡벌어지게 냈다.
다행히 우리 부모님도 은실이를 좋아하셨다.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니까.

 

은실이는 나랑 결혼하고 얼마 후 악세사리 가게를 접었다. 은실이는  20대 내내 힘든 알바만 하던 청춘이었다.
난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. 영화 좋아하던 은실이는 시나리오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.
밀어줄테니 열심히 하라고 했다.

 

내 월급과 은실이 가게를 세준 임대료로... 그런대로 우리 식구 사는 데는 큰 지장 없다..
으스대지 않고..남을 지배할게 아니라면.. 살아가는데 너무 큰 돈은 필요 없다.

 

우리는 딸을  낳았다.  우리 딸 은혜는.... 우리 부부가 살아가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되었다.
다행히 성격도 외모도 은실이를 꼭 닮았다. 아이는 더 안낳기로 했다. 우리 부부는 서로에게 주어야 
할 사랑이 아직 너무 많기 때문이다.

 

은실이의 꽉찬 B컵 가슴이... 애낳고 풍만한 C컵 가슴이 되어버렸지만.... 아무래도 좋다.
그래도 아직은 젊고 늘씬한 편이라서 가끔 남자들이 쳐다보는게 신경쓰이긴 한다.

 

결혼식 올리기 며칠 전 우린 소피이모에게 인사하러 갔다. 추모공원에서 본 사진 속의 소피이모는
내가 그날 꿈에서 본 것 처럼.... 흰 옷을 입고 미소를 띄고 있었다. 난 별로 놀라지 않았다. 

사실 우리 삶에 어차피 그런 암시는 비일비재 하다. 우리가 잘 인식 못해서 그렇지..

 

소피이모....정말....고마워.. 나 은실이에게  잘할거야....아주 많이.. .(끝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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